스타트업 인들의 미스터리 봉사여행, ‘스봉클’과 함께한 파이어사이드
봉사활동에 관한 힌트가 붙어 있는 4대의 버스
지난 9월 9일, 팀스파르타에서 주최한 ‘스봉클’에 파이어사이드가 함께했습니다!
‘스봉클‘은 ‘스타트업 봉사 클럽’의 약자로,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목적지를 모른 채 버스 앞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탑승한 후 도착한 목적지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스봉클에선 80여 명이 4개 미스터리 버스에 탑승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으로 갔는데요. 유기견 보호소, 플로깅, 나무 심기와 벽화 그리기 중, 저희 파사 멤버들은 어느 버스에 탑승했을지 알아보시죠!
노을공원에 도착한 버스, 나무 심기
이세종 l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매니저
평온해 보이는 그림에 끌려, 노을 그림이 그려진 버스에 탔더니, 비슷한 생각한 사람들이 20명이나 되더라고요. 20~30분이 지나 도착한 목적지는 노을공원, 활동은 나무 심기! 노을 공원은 한때 ‘서울의 쓰레기장’이라 불릴 만큼 악취 나는 곳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시민단체들과 포스코, 삼성 등 대기업, 그리고 스봉클 같은 봉사 단체에서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나무를 심은 덕분에, ‘공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날씨도 더운 데다, 모자도 없고 반바지 차림이라 조금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뭐 죽기야 하겠어?’ 생각하며 풀숲으로 들어갔어요. 저희는 산딸나무 열매 심기, 포대에 산딸나무 열매를 넣고 언덕 아래로 굴리기와 나무 심기를 해야 했는데요. 세상에 나무 심는 게 그리 고된 일일 줄 몰랐어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완전 산 깊은 곳이라 몇 번 굴러떨어질 뻔하고 여기저기 쓸리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힘이 다 빠져 삽으로 땅을 파야 하는 데도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모두 힘을 모아 열심히 구덩이를 파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었어요. 5~6시간 동안 씨앗과 나무를 심고 나니 머리가 ‘띵’하니 피로했지만,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땀 흘리며 봉사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기획에 힘써주신 이범규 대표님, 팀스파르타 관계자분들, 그리고 무더위에도 봉사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신 80여 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무한의 감사를 올립니다!
파주 삼송보호소에 도착한 버스, 유기견 봉사
김정인 l 카카오 서비스 기획
저는 고민 없이 강아지 그림이 그려진 버스를 탔어요. 최근 유기견을 임시 보호하다가 입양까지 하게 됐는데, 저희 집 강아지가 아가 시절 보내던 곳이 늘 궁금했거든요. 버스에 탑승하신 분들은 10명 정도였는데요. 다른 버스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었지만 모두 강아지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강아지 얘기를 하다 보니 1시간 거리의 '삼송 유기견 보호소’에 도착했어요.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방진복과 장갑까지 착용하니,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났는데요.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앞서 강아지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보호소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반가워 왈왈 짖는 수십 마리의 유기견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항상 귀엽고 사랑받는 강아지들만 보다가, 버림받고 아픈 유기견들을 만난다는 게 낯설고 긴장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견사 한칸 한칸을 지날때마다 저를 보고 해맑게 다가오는 강아지들의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렸어요. ‘너희가 오늘 행복할 수 있다면, 이까짓 더위쯤이야!’라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강아지들과 더 놀고 싶었지만, 오늘 메인 활동은 보호소 청소였어요. 유기견 보호소는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더라고요. 강아지 사료와 물티슈, 휴지 등의 생필품부터 강아지 케이스, 장난감, 기부받은 이불들까지 모두 뒤죽박죽 섞여 있었어요. 알고 보니 소장님 혼자서 운영하고 계셔서, 유기견 관리만으로도 일손이 부족해 창고 정리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봉사자들은 일렬로 서서, 마치 연탄 나르기로 하는 모습처럼 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밖으로 다 꺼냈어요. 꺼내다 보니 쥐똥도 있고 벌레도 있어서 무서웠지만 이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유기견들을 생각하며 모두 열심히 짐을 날랐어요. 끝이 없이 나오던 박스들도 여러 명이 힘을 합치니 가지런히 정리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견사 안에 배변을 청소하며 강아지들을 마음껏 쓰다듬어 주고 나왔어요.
끝도 없었던 상자들이 가지런히 정리된 창고의 모습
유기견 봉사활동을 함께한 현직 스타트업계 봉사자들
같은 미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웠던 봉사!
하루하루가 바쁜 스타트업, IT 업계 사람들이지만 ‘함께하는 자원봉사’를 통해 단순 네트워킹보다 훨씬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파이어사이드가 추구하는 ‘Pay-it-forward’를 직접 몸으로 실천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미도, 감동도, 네트워킹도 모두 챙겨갈 수 있는 스봉클!
다음에는 또 어떤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