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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창업가가 졸업 5개월 만에 Y Combinator에 합격하고 1.2조 원 규모로 회사를 성장시킨 비결

경영학도 대학생이 22살에 IT회사를 창업해서 회사를 1.2조원의 기업가치로 키우고, 지금은 한국과 미국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VC로 활동 중인 (전) Fountain CEO 류기백님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이비리그 출신 팀원이 없었음에도, 창업 2년차, 피벗 2개월 만에 Y Combinator에 합격한 비결은 간단해요. 먼저, 면접관과 투자자들이 저희 플랫폼에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갔어요. 고객이 저희 제품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했고, 저희의 고객들은 면접관들이 투자한 회사기에, 면접관들은 저희 제품에 투자할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리고 압박 면접에서는 주도권을 절대 뺏기지 않고, 저희가 준비해 간 내용으로 대화의 흐름을 유도했어요.
류기백 님은 미국에서 대학생 때 Onvard라는 직원 교육 플랫폼을 창업 후, Pivot을 거쳐 Fountain이라는 블루칼라 고용 플랫폼을 창업했습니다. 약 10년 간 창업가로서의 활동 후, 최근에는 초기 단계 VC 펀드를 만들어 투자자로서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1. 미국 대학 입학 직후, 독학으로 개발을 시작하다

Q. 어떤 계기로 미국 대학에 진학하게 되셨나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까지 미국에서 살았어요. 이후 한국으로 들어와서 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다니고, 대학생 때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경우죠. 처음에는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 장벽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어요.
특히 각 지역에서 전교 1, 2등을 하던 친구들이 모인 용인외고에 다녔던 고등학교 시절 경험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공부도 활동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악착같이 해내는 한국 친구들의 모습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이 태도들이 제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쳤죠.

Q. 경영 전공으로 입학하셨는데, 대학교 1학년 때 바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교 1학년 때 보았던 영화 The Social Network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어요. 마크 주커버그의 페이스북 창업기를 담은 영화였죠.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전, 사업은 전문 지식을 갖춘 대단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컴퓨터 하나만 있다면 대학생도 세상을 바꾸는 큰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이 영화를 본 다음날 바로 서점에서 프로그래밍 책을 사서 개발을 독학하기 시작했어요. 페이스북에 관한 영화를 봤던 게 자연스레 개발과 창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거죠. 인터스텔라 같은 다른 장르의 영화를 봤다면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몰라요(웃음)

Q. 그렇게 빠르게 실행에 옮긴 것이 놀라운데요. 원래도 실행력이 좋으신 편이셨나요?

실행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가능성을 보게 되면 바로 시도해보는 성격이었죠. 스스로도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그 의문조차도 도전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에, 일단 실행해보는 편이에요.

2. 대학생 때 IT회사를 창업하기까지

Q. 대학생 때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가요? 금융 등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창업을 선택하셨나요?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잃을 게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더 좋은 학교에 다녔다면 창업을 꿈꾸지 않고 유명하고 안전한 직장을 선택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당시 저는 잃을 게 없다 생각했고, 창업은 일찍 시작하는 만큼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창업은 스노우볼 효과 즉, 수많은 시도가 쌓여서 성공을 만들어내기에, 1년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요. 예를 들어,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한다고 하면 창업 7년차와 6년차는 2배 이상의 매출 차이가 나게 되죠. 그 외에도 어릴 때 창업을 하면 누릴 수 있는 장점이 많아요. 성공한 분들께 미팅 등 도움을 청하면 적극 도와주셨죠. 이런 점들 때문에 제게 창업은 “Why not?” 안 할 이유가 없는 선택이었어요

Q. 창업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하셨나요?

처음엔 제가 독학하며 느꼈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자료 수집부터 학습까지 전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거든요. 개인 뿐 아니라 기업들 또한 직원들의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각했고, ‘Onvard’라는 직원들의 트레이닝을 도와주는 교육 플랫폼을 만들었죠.
아이템 선정 이후, 고객을 구하기 위해 Techcrunch를 보면서 최근 투자받은 회사들에 연락을 돌렸어요. “이제 직원을 많이 뽑을 텐데 우리가 새로운 직원들의 트레이닝을 도와줄 수 있다”고 어필하는 메일을 보냈죠.
직접 고객에게 연락을 돌리다보니 오히려 서비스에 대한 역제안이 왔어요. 직원 트레이닝에 앞서 많은 인력을 뽑아야 하는데 고용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니 직원 고용에 도움을 줄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고, 뭐든 절실했던 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했죠. 매주 그 회사들에 방문해서 고객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개발했고 저희는 자연스럽게 블루칼라 직원 고용 플랫폼인 Fountain으로 Pivot하게 됐어요.

Q. 사업 핵심 아이템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Pivot을 과감히 결정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인가요?

두 아이템에 대한 고객 반응이 확연히 달랐어요. 첫 번째 아이템이었던 교육 플랫폼은 “굳이 돈 내고 쓸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면, 두 번째 아이템이었던 고용 플랫폼은 “서비스를 쓰는 걸 넘어 나도 투자하고 싶다. 언제 살 수 있냐”는 적극적인 반응이 있었어요. 그렇기에 Pivot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Q. 개발자가 아닌 경영학도 출신으로서 테크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어려움은 항상 있었지만, 해결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은 없었어요.
특히 Product 관점에서 요즘은 웹사이트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워진 편이에요. 꼭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지 않아도, 사람들과 협업하면 충분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죠.
결국 중요한 것은 ‘제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 제품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를 잘 판단하는 게 핵심이에요. 문제에 대한 핵심을 잘 파악해내면, 기술적인 문제는 그 이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함께 해결해낼 수 있었죠.

3. 창업 2년차이자 피벗 2개월만에 Y combinator에 합격하다

Q. 피벗한지 2개월 만에 Y Combinator에 지원 후, 바로 합격하신 비결은 무엇인가요? 명확한 고객 지표도 없던 시기였을텐데 어떻게 합격했는지 궁금합니다

Y combinator들도, 고객사들에게도 저희는 ‘상대방이 저희 솔루션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항상 만들어갔어요. 명확한 타겟팅을 해 간 거죠. Y combinator에서 투자한 회사들이 저희의 고용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죠
사실 YC엔 첫 지원하자마자 합격했었어요. 하지만 함께 창업했던 co-founder가 함께하지 못하게 돼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었죠. 그래서 6개월 후 바로 다음 시즌에 재지원 했는데 면접에서 불합격할 뻔 했어요. 샘 알트먼과 인터뷰를 하는데, 10분 내내 그쪽에서 ‘너희 이건 왜 이렇게 했어’라는 식의 공격적인 질문을 퍼붓고 저희는 답변하기만 급급하다보니 준비한 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거예요.
그렇게 아쉬운 상태로 인터뷰를 끝내고 1시간 거리를 차로 운전하며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너희 잠깐 다시 올 수 있어?”라는 연락에 바로 차를 돌렸고 Justin Kan 등 첫 지원 때 저희를 합격시켜주셨던 파트너들과 다시 면접을 봤죠. 이 땐 질문에 말리지 않고, 저희가 준비해 간 핵심 포인트를 전부 어필했어요.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저희가 말해야 할 내용으로 이어서 답변했죠. 그 날 저녁에 바로 합격 연락이 오더군요(웃음)

Q. 한 번 합격도 어려운 YC 프로그램에 3번 연속 합격하셨다 들었는데, 합격 비결을 전수해주실 수 있나요?

인터뷰는 QnA 시간이 아니에요.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상대가 질문하는 것에 대답만 하는 순간 이미 진 게임이죠. 이건 YC든 투자피칭이든 모든 인터뷰에 적용되는 얘기고요.
여러분이 말하고 싶은 3가지 투자 포인트를 정하세요. 그리고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여러분이 준비한 답변으로 연결지어 답하는 거죠. 예를 들어 “너희 고객 채널 현황은 어때?”라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SNS채널은 어떻고 하는 식으로 구구절절 답하는 대신, 준비한 매출 자료와 자연스럽게 엮어서 상대의 관심을 다시 핵심 내용으로 끌어 오면 돼요

Q. YC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창업 초기에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할지?’ 즉, 핵심 가치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YC 프로그램이나 각종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다보면 창업가가 ‘마땅히 해야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요. 다른 창업가와 네트워킹을 하는 것 등 신경 쓸 게 많아지는 상황이 오죠.
이럴 때일수록 창업가는 본질에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그 시간에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할 방안을 찾는 게 저는 맞다 생각했고, 그 결과 규모적으로 더 큰 회사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저와 팀 모두가 매년 핵심 가치를 담은 문구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온 에너지를 쏟았어요. 14년에는 “Tough times never last, but tough people always do”, 15년에는 “Make something people want”, 16년에는 “If I had asked people what they wanted, they would have said faster horses”, 그리고 17년에는 “Pressure makes diamonds”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죠.

4. 엑싯 후 VC로서 한국과 미국의 비즈니스를 잇는 Bridge를 꿈꾸다

Q. Fountain에서 나와 VC로 커리어를 바꾸신 계기가 어떻게 되실까요? 여러 옵션 중 투자자를 Next 커리어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30대에 이루고 싶은 커리어와 자산에 대한 목표가 명확했어요. 그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20대의 시간 전부를 일에 바쳤죠. 목표를 전부 달성하고 다니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어요. 얼마 남지 않은 청춘 동안 인생의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2년 정도는 한국에서 쉬면서 여러 취미 생활을 시작했죠
그러다 작년 말부터 펀드를 만들어야겠다 마음을 먹고, FiscalNote의 창립자이자 CEO인 팀 황과 함께 초기 단계 VC 펀드를 차렸어요. 창업과 엑싯 경험을 토대로 제가 사업가들에게 조언 등 여러 도움을 줄 수 있다 생각했기에 Next 커리어로 투자자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고군분투하고 있죠(웃음)

Q. 투자자로서 주로 어떤 기업들에 투자하실 계획인가요?

저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한국 시장은 아무래도 규모가 제한적이기에, 한국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꿈꿀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언어, 경험 부족 등의 제약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죠. 그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에 모두 Network를 가진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사실 한국과 미국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이미 미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 들여오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의 비즈니스 모델을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죠. 훨씬 쉽고 빠른 길은 전자이지만, 저는 어렵더라도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10년, 20년 후에 제가 어떤 위치에 있을 때 자랑스러울까?’를 생각했을 때, 한국의 비즈니스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걸 돕는 사람이 된다면 스스로도 자랑스럽고 또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10년 단위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내시는 분 같아요. 기백님이 꿈꾸는 40-50대 때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한국의 Frontier Technology의 세계적 성장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에요. 한국인들의 배움과 삶에 대한 열정을 정말 리스펙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강점들을 충분히 살려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걸 돕는다면 의미 있는 삶일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국인들은 좋은 배움의 자세를 갖고 있어요. 강연 다니는 것도, 뭔가를 수강하는 것도 좋아하고 열정적이죠. 다만 그 배움이 배움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해요. 안 될 이유를 찾기 전에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로 인풋을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행동력을 장착해낸다면,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온 만큼, 저 역시 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최대한 도움 드리고 싶습니다!